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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황석영씨의 인터넷 연재소설 (3) 2008/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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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원스 어폰 어 타임 2008/02/13
  10. David Bowie - Space Oddity 2008/01/18

머니볼

from 감상/영상물 2011/11/24 01:00
이것은 자기모순에 관한 이야기다.

이 영화의 원작 <머니볼: 불공평한 게임을 이기는 기술> 은 소설이 아니다. 제목 그대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저예산의 가난한 팀 중 하나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어떻게 효율적으로 경기를 꾸려나가는가에 관한 보고서에 가깝다.

그러나 주연 브래드 피트가 제작에 참여한 이 영화는, 지독하게 냉정하고 또 감상적인 남자에 관한 이야기가 되었다.

일반 관중에게는 가장 눈에 띄지 않는 존재 가운데 하나일 터인 "단장"(General Manager)이라는 직위는 어떤 선수에게 얼마의 연봉을 주고 데려올 것인지를 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영화의 소재는 야구가 아니다. 야구에서 가장 재미없지만,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문제인 선수들의 연봉과, 그것을 결정하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메이저리그의 30개 팀 가운데 가난하기로는 두세번째를 다투는 팀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 빌리 빈이 팀의 가난을 해결하기 위해 가져온 도구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경제학이다. 실력에 비례해서 연봉이 결정되는 야구판이지만, 기존 스카우터들은 타율이나 방어율 등 전통적인 통계수치를 가지고 선수의 가치를 판단하고 있었다. 빌리 빈은 이런 관행을 깨고, OPS라는 저평가된 수치를 바탕으로 선수를 사모으기 시작한다.

OPS는 출루율+장타율을 의미한다. 이 수치는 이론적으로 팀이 한 회에 낼 수 있는 평균 점수에 직결되어 있다. 장타율이 높은 선수는 기존에도 높은 연봉을 받고 있었으나, 출루율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었다. 사구나 볼넷으로 출루하는 경우도 출루율에 포함되기 때문. 그러나 출루율이 높은 선수는 야구에서 가장 귀하고 늘릴 수 없는 자원인 아웃카운트를 소모하지 않으며 득점확률을 올릴 수 있고, 또한 상대 투수의 투구수를 늘려 체력을 소모시키게 된다. 또한 볼을 골라내는 선구안이 좋은 타자들이 출루율이 좋은데, 선구안은 훈련으로 쉽게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이 아니므로 좋은 타자의 재목을 나타내는 수치가 된다.

그러면 이 영화는 일부 야구팬들이 열광하는 야구의 통계에 관한 이야기인가? 그것도 아니다. 출루율은 그저 "경제적으로" 저평가된 수치일 뿐 만능의 수치가 아니며, 영화는 그 수치를 그다지 진지하게 다루지 않는다. 수많은 숫자가 흘러가지만 그저 맥락이 없는 무의미한 잡음일 뿐이다.

영화가 상영시간 내내 보여주는 것은 빌리 빈이 싸우고 고민하고 협상하는 장면이다. 선수들의 연봉 총합이 뉴욕 양키즈의 4분의 1에 지나지 않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상위 팀으로 올려놓기 위해 그는 차가운 냉혈한처럼 행동한다. 주어진 예산 안에서 가장 좋은 선수를 뽑으려면 팀의 기존 스타 선수는 비싼 값에 팔고 그 돈으로 저평가된 유망주들을 사들여야 한다. 팀에서 키워낸 선수들을 계속 떠나보내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 야구경기를 보지 않는다. (실존인물 빌리 빈도 경기를 관람하지 않는 걸로 유명하다고 한다) 그가 끝까지 밀어붙인 방식으로 팀이 승승장구할때 언론이 그 공을 자신이 아닌 감독에게 돌려도 개의치 않는다. 입버릇처럼 "이래서 야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니까" 하고 얘기하지만, 감독과 신나게 말다툼하고 난 뒤에 나오는 대사라면 아무래도 진심은 아닌 것 같다. 야구를 좋아하기는 하는 것인가. 애초에 왜 이 게임에서 이기려고 하는 것인가.

이것은 루저에 관한 이야기다. 

패배는 개인적인 것이다. 돈으로 승자가 결정되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 그 자체가 그에게는 패배이다. 그러나 그가 게임을 바꾸기 위해 선택한 수단 또한 돈이다. 가장 적은 돈을 가장 효율적으로 써서 승리함으로서, 그는 게임 그 자체를 바꾸고자 했다.

오클랜드는 20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고 수위의 성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1승당 가장 적은 돈을 들여 효율적으로 승리를 거두었다니, 단장으로서는 큰 성공을 거둔 것이다. 그러나 그에게 중요한것은 "마지막 경기" 뿐이다. 오클랜드는 2002년에도 5번째 경기에서 패배하여 챔피언스 리그 진출에 실패하자, 빌리 빈은 그것을 개인적인 패배로 받아들인다.

야구를 즐길 줄도 모르고, 이길 줄도 모르고, 그저 경제적으로 수행할 줄만 아는 빌리 빈은 왜 메이저리그에서 두번째 부자 구단인 보스턴 레드 삭스의 250만 달러 연봉을 수락하지 않고 오클랜드에 남았는가. 그야, 긍지를 가지고 패배하는 것만이 인생의 유일한 승리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 누구도 합목적적이고 합리적인 우주를 가질 수는 없다. 이 우주에 궁극적인 승리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마지막 경기"에서 패할 때 긍지를 잃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는 수밖에. 누군들 그렇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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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코드

from 감상/영상물 2011/05/16 17:49
 오랜만의 영화 리뷰입니다. 요즘은 예전처럼 영화를 많이 안보는데 그 책임은 거의 전적으로 동네 영화관에 있습니다. CGV의 상영작 선택은 항상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동네 CGV 상영관은 그 중에서도 좀더 재미없는 영화를 틀어주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상영관은 8개나 되는데 말이죠.

 소스코드는 여러가지 장르가 혼합된 영화입니다. 한가지 장르에만 충실한 영화는 의외로 많지 않겠지만서도 이 영화는 기존 장르물의 여러가지 소재를 이어붙여서 만든 것 같은 인상을 줍니다. 반복되는 시간을 소재로 한 서스펜스물, 주로 두 남녀의 대화로 구성된 로맨틱 코미디, 매트릭스를 생각나게 하는 가상현실 SF, 그리고 시간여행과 평행우주론 SF에서 흔히 보이는 아이디어도 몇가지 가져옵니다.

 미국 육군의 헬리콥터 조종사 콜터 스티븐스 대위는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통근열차 안에서 깨어납니다. 앞자리에는 처음 보는 아름다운 여자가 앉아 있는데 이 여자는 주인공에게 아는척을 해요. 그런데 이 여자는 주인공을 콜터가 아니고 "션"이라는 이름으로 부릅니다. 주인공은 여기가 어딘지,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혼란스러운 상황에 처해 있는데, 아무런 사전정보가 없는 관객들 역시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죠. 정신이 나간채로 열차 안을 이리저리 방황하던 중, "뻥"! 폭탄이 터지고 스티븐스 대위는 사망합니다. 끝.



 ...이 아니고 다시 깨어난 주인공은 이번에는 알 수 없는 어두운 방 안에서 깨어납니다. 자신은 방 안에 단단히 묶여 있고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은 오로지 모니터 너머에 앉아 있는 콜린 굿윈이라는 공군 장교 뿐입니다. 여기서 주인공의 상황이 좀더 자세히 밝혀지죠. 주인공 콜터 스티븐스에게는 어떤 컴퓨터 프로그램 속에 들어가 폭탄테러범의 정체를 알아내야 하는 임무가 주어져 있죠. 프로그램 안에서 그는 폭탄테러의 사망자인 션 펜트리스의 기억을 대신 체험하게 되며, 프로그램 안에는 여러번 다시 들어가볼 수 있지만, 주어진 시간은 폭발로 사망하기 직전의 8분 뿐입니다. 8분 안에서 약간씩 달라지는 사건들을 겪으며 주어진 시간을 계속 다시 체험하게 되는 것이죠.

 이야기는 3개의 공간 안에서 전개됩니다. 하나는 콜터 스티븐스가 폭탄테러범을 찾아내고 연애도 하며 덤으로 사람들도 구해냈으면 하다가 죽어버리는 시카고 통근열차 안, 하나는 굿윈 대위와 대화하는 방 안, 그리고 마지막으로 굿윈 대위와 "소스코드"라는 시스템을 발명한 러트리지 박사가 있는 연구실입니다. 2011년과 큰 기술적 차이가 없어 보이는 배경에서 (스마트폰마저 좀 옛날 모델인 것 같아요) 이런 충격적인 기술적 성취가 어떻게 가능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습니다. 그냥 양자역학이 어쩌구저쩌구 하는데 뭐 자세한 설명이 꼭 필요한건 아니긴 하죠.

 이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중간쯤에 밝혀지는 정보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가려둡니다.

스포일러 보기


 ps. 다른 사람의 몸을 빌려 과거를 체험하는 아이디어는 <퀀텀 리프>라는 작품에서 따왔다고 하네요. 저는 못 본 작품이라 모르겠지만, 이 작품의 패러디가 몇가지 등장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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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 - 불면증

from 감상/음악 2009/12/07 13:46
 나의 고등학교 시절은 객관적인 눈으로 볼 때 꽤 행복한 편이었다. 많지는 않았지만 친한 친구들도 있었고, 성적은 전교 1-2등을 다투는 쪽은 아니었지만 반에서 3-4등은 항상 유지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다니시던 회사의 부도로 집안의 경제사정은 IMF 이전에 비해 나빠지긴 했지만 나나 동생에게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었으니 그만하면 운이 좋은 축이었다. 학교공부는 물리와 생물 정도를 제외하면 지루했지만, 공부가 하기 싫을때는 조용한데서 공부한다는 핑계로 지하철을 타고 근처 구립 도서관에 가서 좋아하는 책이나 읽다가 올 수도 있었다. 짝사랑의 상대는 나를 돌아봐주지 않았지만 그 사람이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랄 정도로 좋아하지는 않았으므로 개의치 않았다. 나는 선생님에게도, 부모님에게도 걱정을 끼치지 않는 착한 아이였다. 고3 때 담임선생님과의 진로상담은 딱 한번 있었고, 3분짜리 상담의 내용은 한줄로 요약하면 "선생님은 너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였다. 그리고 선생님의 기대에 걸맞는 대학교에 갈 수 있었다. 별다른 사건도 없이 평탄하게 끝난 고등학교 생활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아직도 가끔 고등학교에 돌아가는 악몽을 꾼다.

 조각가인 동문 선배가 설계했다는 학교 건물은 나무로 된 부분을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철근 콘크리트 덩어리였지만, 채광과 환기가 좋지 않아서 어둡고 습했다. 나와 친구는 건물을 건축을 안하고 조각을 했으니 이따위지 하며 비웃었다. 선생들은 애들이 기침을 해서 시끄럽다며 패고 편두통이 있어 짜증난다며 패고 선생에게 인사를 안 해서 버릇이 없다며 팼다. 그분에게 다음날 등교길에 인사를 하면 코끝 하나 끄덕이지 않았다. 아, 물론 성적이 나쁠 경우 더욱 많이 팼는데 그 무렵엔 그게 아주 조금 더 정당한 체벌이라고 믿었다. 나는 구면 거울에 반사되는 평행 광선은 한 초점에 모이지 않는다는 걸 물리 선생에게 설득하려 했다가 개무시당한 이후로는 수업내용에 신경쓰지 않으려 애썼다.
 남자고등학생들이란 점심시간 1분전이 되면 초원을 달리는 물소떼들이 낼 법한 두두두두 하는 땅울림 소리를 내며 식당으로 달려가는 존재들이었다. 우리는 제일 천천히 걸어가 제일 늦게 배식을 받은 다음 제일 늦게 식당에서 나왔다. 급식에는 미역국과 북어국과 콩나물국 등의 다양한 메뉴가 번갈아가며 나왔지만 불가사의하게도 맛은 항상 똑같았다. 식당 주인 겸 매점 주인 겸 이사장의 사촌동생은 1700원짜리 학교 지정 넥타이를 사고 2000원을 내면 가끔 500원짜리 세개를 돌려주는 정신빠진 사람이었지만 내가 기억하는 것만 두번이나 자가용을 갈아치웠다.
 남자애들이 제일 오랫동안 진지하게 수다 떨 수 있는 주제는 내친구의형의동생의아는사람이 들은 신뢰할만한 소문에 의하면 누구누구가 누구누구랑 잤다더라 하는 얘기가 아니면 포르노에 관한 진지한 토론이었고 나는 그런 얘기에 관심 없는 척 하기 위해, 혹은 가끔은 정말로 듣기 싫어서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들었다.

 그 지루하고 좁고 작은, 별로 고통스럽지 않은 지옥 속에서 나는 라디오헤드와 전람회와 류이치 사카모토와 이상은과 스매싱 펌킨스와 데이빗 보위와 패닉을 들었다. 어떨 때는 혼자 있고 싶어서, 어떨 때는 이 모든 것들과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이고 싶어서 들었지만, 대개는 그냥 좋아서 들었다.

 패닉은 1집의 [달팽이]와 [왼손잡이]가 제일 많이 팔렸고, 곡 자체는 3집이 더 세련되었지만, 내 개인적인 견해로 패닉의 전성기는 2집이었다.



insomnia.wma - pa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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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짜 예매권이 남는데! 볼 영화가 너무 없어서! 별다른 기대 없이 <2012>를 보고 왔습니다. 여기저기 불쾌한 포인트가 많았고, 너무 쉽게 사람을 죽이는 영화라는 점이 좀 불편했지만, 그럭저럭 재미있게 보고 나와서 애인님과 신나게 씹는(?) 재미가 있었으므로 만족.

*  언제나 실망을 주지 않는 존 쿠삭(큐색이라고 읽어야 하나?)이 두 주인공 가운데 한 명으로 나옵니다. 주인공이 SF 작가라는 건 의외로 참신하군요. 자연재해 블록버스터의 주인공이니만큼 대단히 어려운 연기보다는 대단히 어려운 운전기술을 보여주는데 더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주어진 역할 내에서 최선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  영화에서 제일 스펙타클한 장면은 지진이 마구 일어나는 영화 중반에 다 나옵니다. 초반은 좀 서론이 쓸데없이 긴 감이 있고 후반은 좀 창의성이 떨어지더군요. 그 와중에 펼쳐지는 주인공 잭슨의 말도 안되는 운전기술이나, (안팔리는 SF 작가라서 부업으로 리무진 운전기사를 하고 있다는 설정) 주인공의 전처의 새 남편 고든의 말도 안되는 비행기술은 현실감이 떨어지지만, 뭐 스펙타클을 보여주려면 어쩔 수 없었겠지요.
 특히 마구 갈라지는 땅의 틈새를 날아가는 경비행기와, 그 위로(!) 날아가는 지하철의 오버랩 같은 묘사는 실로 참신합니다. 땅속을 달리는 지하철이 비행기 위로 날아가는 장면 같은 것은 이런 헐리우드 영화에서가 아니면 볼 수 없었겠지요. 아무것도 없는 땅에서 갑자기 거대 화산이 솟아오르는 것 같은 장면도 멋졌구요.
 그러나 몇 개의 창의적인 시퀀스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지루한 편입니다. 관광명소들이 무너지는 거나, 거대한 해일 같은 건 <딥 임팩트>에서 다 본 거고... 대도시가 물에 잠기는 장면은 감독 본인의 전작인 <투모로우>에서 다 본 거고...

* 영화는 대단히 종교적입니다. 물론 세계멸망을 그리는 영화에서 종교적인 언급이 나오지 않는 게 이상하다고 말씀하실 분도 있겠지만, 그래도 기독교에 대한 노골적인 언급은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더군요. 일단 아주 대놓고 나오는 (스포일러)노아의 방주 라던지, 세계 멸망 직전에 미국 대통령이 한다는 소리가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라던지, 시스티나 대성당(바티칸 교황청의 주 회당)에 모여서 기도하다가 죽는 이탈리아 총리라던지, 시스티나 대성당의 그 유명한 천정화 <천지창조>에서 아담의 손가락과 신의 손가락 사이가 지진으로 쩍 갈라진다던지... 뭐 그런것들. 아. 리우 데 자네이루의 구세주 예수상도 박살나더군요. 음...

바로 이 그림


* 감독의 전작을 찾아보니... 음... 감독의 필모그래피가 재미납니다. 졸업작품이자 감독 데뷔작은 <노아의 방주 원리>라는 SF군요. 별로 관심없는 감독이라 몰랐는데 <스타게이트>를 감독했고, 망했지만 미국판 <고질라>도 감독했고, <인디펜던스 데이>랑 <투모로우> 감독한 건 알고 있었고... 이 감독의 자연재해 SF에 대한 사랑은 거의 집착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_-

* 미국 대통령이 흑인인 점이라던지, 영국 여왕을 암시하는 인물이 스쳐지나간다던지, (사실 전에 애인님과 함께 영화 <The Queen>을 봤기 때문에 알아볼 수 있는 암시였습니다.) 터미네이터 주지사님을 암시하는 인물이 방송에 나온다던지... 등등 현실정치에 대한 상당히 직접적인 묘사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현실정치에 대해 직설적인 풍자를 시도하지는 않습니다.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너무 위험한 시도라고 생각한 걸까요?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 겸 불평.


* 총평하자면, 볼 것은 많지만 2시간 30분의 분량에 비하면 그렇게 많지도 않았고, 제작진의 너무나 헐리우드적인 사람차별이 짜증스러운 영화였습니다.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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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trict 9 리뷰

from 감상/영상물 2009/11/01 15:13

1982년 어느날, 머나먼 외계에서 거대 우주선이 날아왔습니다. 아... 이런, 흔하디 흔한 SF의 도입부로군요. 뉴욕이 아니라 남아프리카 공화국 최대의 도시 요하네스버그 상공에 나타났다는 것만 빼면 그대로 [인디펜던스 데이] 도입부라고 해도 믿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우주선이 두 달 가까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떠 있습니다. 지구인들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도 아니고, 침략전쟁을 걸어오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 일도 없으니 일상으로 돌아가면 되겠구나 하고 신경 끄기엔 인간은 너무나 호기심이 많은 생물이죠. 처음에는 긴장하여 상황을 지켜보던 남아공 정부는 결국 대형 토치로 -_- 우주선에 구멍을 뚫고 내부에 진입합니다. 내부에 진입한 남아공 군대가 발견한 것은, 식량 부족으로 기아 상태에 허덕이고 있는 우주 난민이었습니다.

지도부가 전염병으로 멸망하여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잃어버린 외계인들은 지구인들과 친교를 맺는다거나, 지구를 정복한다거나 등의 계획 따위는 없어 보입니다. 이들 각자의 힘은 사람을 휙 집어던질 수 있을 정도로 세지만, 고유의 언어를 갖고 있다는 것 외에 딱히 대단한 지능을 가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저 각자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뒤져 고무 타이어, 고양이 사료 (이들은 고양이 사료를 미친듯이 좋아합니다. 무슨 마약을 찾는 것 같아요.) 등의 먹을것을 찾아다니고, 사람들을 폭행하는 등의 소동을 일으킬 뿐입니다.
덕분에 외계인들은 요만큼도 신비스럽다거나,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거나 하지 않고 그냥 혐오스러운 홈리스 집단으로 묘사됩니다. 생긴것도 무슨 촉수 달린 거대 메뚜기마냥 끔찍스럽게 생겼죠. 결국 요하네스버그 시민들은 이들을 프론(새우를 가리키는 영어인데, 남아공에서는 이렇게 생긴 벌레를 프론이라고 하기도 한다는군요.)이라고 부르며 추방 운동을 벌이기에 이릅니다. 이들이 격리수용된 장소의 이름이 제 9 구역, 즉 district 9 입니다.

27년이 흐르고, 요하네스버그 시내 한가운데의 district 9은 치안능력을 상실하고 슬럼화된 상태입니다. 시민들의 불만의여론이 높아지자 남아공 정부는 이들을 새로운 수용 구역인 district 10으로 옮기려 하는데, 여기에 남아공 정부의 대리자격으로 MNU라는 다국적 군수기업이 투입됩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비커스 판 데 메르버라는 이름의 좀 어리버리해 보이는 MNU 직원으로, 어영부영하다가 이 계획의 책임자 자리에 앉게 됩니다. MNU의 높은 자리에 비커스의 장인이 앉아 있는 것도 아마 한 몫 했겠지요. 이제 비커스는 MNU의 군사력을 등에 업고 주민들의 이주 동의서에 "서명"을 받기 위해 치안부재상태가 된 디스트릭트 9에 진입했다가, 의문의 사고를 당합니다.

영화의 도입부는 이 과정을 인터뷰와 뉴스 영상을 편집한 가짜 사회고발 다큐멘터리 스타일로 짧게 압축하여 보여줍니다. 근래 본SF영화 가운데 제일 신선한 도입부가 아니었나 싶네요. 사실 항성간 항해가 가능할 정도의 기술력을 가진 외계 우주선의 수뇌부가 고작 전염병으로 전멸해도 되는건가? 하고 묻고 싶기도 하지만, 설정은 어디까지나 설정이니까요.

이 영화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에 대한 풍자를 담고 있다고 해요. 남아공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국내 사회문제를 풍자하는 SF 영화라는 점에서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괴물]을 보는 우리의 시각과 외국 관객들의 시각이 다른 것처럼, 우리도 결고 남아공 관객들이 보는 것처럼 이 영화를 바라볼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남아공의 정치상황에 대해 거의 모르고 관람해도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읽고 영화가 보고 싶어지셨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극장에 가시면 되겠습니다.


디스트릭트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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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도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지만, SF적인 요소는 거의 없었습니다. 다정하고 가족적이며 깔끔하지만 큰 모험은 하지 않는 안전한 멜로물이었습니다. SF 보다는 멜로에 집중하기 위해 설정을 가지고 많은 장난을 치지 않은 것도 조금 아쉬웠지만, 조연 캐릭터들의 비중도 높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영화가 좀 심심했어요.

(다시 생각해보니, 원작이 필립 K 딕 소설이었다면 자유의지와 운명에 관한 엄청나게 복잡한 이야기였을 테고, 만약 그랬다면 영화화되는 과정에서 멜로 파트를 제외한 다른 얘기가 다 삭제되었겠군요. 그냥 이런 스타일인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두 배우의 연기가 워낙 좋고 아역들도 연기가 출중해서, 감독이 주인공 커플을 카메라에 담는데 집중하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레이첼 맥아담스는 전작 노트북에서도 그랬지만 참 표정이 좋군요. 에릭 바나는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다 했더니 이안 감독판 헐크의 닥터 브루스 배너 역이더군요! 굉장히 고전적인 캐릭터가 어울리는 배우라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캐스팅이었어요.

간만에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멜로물이었습니다. "운명적인 사랑" 따위의 이야기는 좋아하지 않지만, 이런 운명이라면 어쩔 수 없지 하면서 내심 즐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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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가스카  (2) 2005/07/16
소설가 황석영씨가 무려 네이버 블로그를 열고 인터넷에서 새 연재소설 집필을 시작하셨습니다.
애인님이 알려주어서 가보았어요.
처음 2회 정도 분량이 연재되었는데 벌써부터 흥미진진하네요.

황석영 같은 대가의 작품을 실시간으로 RSS로 받아볼 수 있다니, 이런 날이 언젠가는 오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네요.
평소에 못마땅하게 생각하긴 했지만, 오늘만큼은 연재를 제안한 네이버에 감사를 표합니다.
여러분도 찾아가 보세요.

추가 : 이번 연재에 관한 얘기가 들어있는 황석영씨의 인터뷰

http://spn.chosun.com/site/data/html_dir/2007/11/29/2007112900248.html

뮤지컬 포스터. 출처는 스포츠 조선.

애인님과 함께 뮤지컬 [라디오 스타]를 감상했습니다. 티스토리 이벤트에 애인님이 당첨된 덕분에 공짜로 보고 왔어요! 사실은 지난주 화요일에 보고 왔는데 요즘은 어쩐지 글이 잘 안 써져서 ^^; 이제야 올리게 되네요.

뮤지컬 [라디오 스타]는 2006년 개봉했던 박중훈, 안성기 주연의 동명의 영화를 뮤지컬로 각색한 작품입니다.

저는 영화 [라디오 스타]는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뮤지컬의 단순하지만 힘있는 줄거리와, 안성기와 박중훈 콤비가 주연을 맡았다는 점만으로도 원작 역시 좋은 영화였을 것은 짐작이 가네요. 영화 DVD도 한번 보고 싶어요.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뮤지컬의 줄거리는 대충 이렇습니다.

줄거리를 펼칩니다

진부해질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재미있었어요. 난생 처음 본 뮤지컬이었는데, 영화에서는 맛보기 힘든 재미를 마음껏 느껴볼 수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뮤지컬이라는 것이 다 이렇게 재밌다면 공연마다 꼭 챙겨가면서 봐주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치만 티켓값이... ㅠㅠ)

발레를 보면서도 생각한 거지만 뮤지컬과 같은 공연예술에는 영화와는 전혀 다른 재미가 있어요. 카메라의 초점 한 곳에 관객들의 시선을 고정시키고 그 곳에서 모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영화와는 달리, 무대를 바라보는 관객의 시선은 훨씬 자유롭습니다. 뮤지컬은 그 시선의 자유를 최대한 활용하구요.

주연 배우가 멋진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도, 무대의 뒤쪽에 있는 조역들은 계속해서 춤과 코러스와 연기로 자신의 캐릭터를 표현합니다. 중요한 클라이막스를 대화와 심리묘사보다는 노래와 노래가사, 그리고 배후의 조역들의 연기로 대체하는데, 덕분에 전혀 지루하거나 질릴 틈이 없어요. 무대 전면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박민수를 보다가도, 뒷편에서 데이트를 하고 있는 꽃집 청년과 은행원 아가씨를 훔쳐보게 됩니다. 한편 박민수가 부르는 노래가 클라이막스에 다가가면 다시 그 노래에 빨려들어가듯 시선을 돌리게 돼요. 시선을 자유롭게 분산시키면서도 원할 때는 다시 잡아끌 수 있는 연출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노래의 힘입니다.

노래라는 것은 사실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에 이상적인 도구는 아닙니다. 노래 가사에는 많은 말을 담기 힘들어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노래에 담긴 감정은 단순한 말보다 훨씬 호소력이 강합니다. 평소에 흥얼흥얼하던 사랑노래나 이별노래를 그냥 평범한 말로 해보세요. 사랑노래나 이별노래에 담겨 있던 강렬한 감정이 사라지고 나면 정말 어색하고 부담스러운 말이 됩니다. 그러나 노래로 들을 때는 전혀 어색하지 않지요. 뮤지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에서라면 조심스럽고 간접적인 방법으로 표현했을 인물의 심리를 직설적인 가사로 내질러버리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아요. 오히려 그 감정이 더 강하게 다가옵니다.

화려한 합창과 군무를 선보이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배우 한 명의 열정적인 독창이 있는 것처럼 다양한 구성도 재미있었어요. 박민수 역을 맡은 정성화씨의 노래 실력이 돋보였는데, (가수라는 설정의 최곤보다 더 노래가 멋지게 들렸다면 좀 이상한가요...) 독창일 때는 테너를, 다른 사람과 함께 부를 때는 바리톤을 오가는 솜씨가 멋지더군요. 연기도 훌륭했구요. 놀랍게도 SBS 개그맨 출신이시라고 해요.

최곤 역을 맡은 고재근 씨는 그에 비하면 좀 존재감이 떨어지는 편이었습니다. 원작에서는 박중훈씨가 맡은 역할이었지요. 스크린을 장악하는 박중훈씨의 능력을 생각해볼 때 원작에는 분명 그보다 더 풍부한 캐릭터가 있었을 텐데 좀 아쉽더군요. 그리고 극의 감초 역할을 해 주었던 밴드 "이스트 리버"는 훌륭했습니다. 연기도 연기지만, 마지막 커튼 콜이나 극중에서 연주한 락 연주 솜씨도 대단했습니다. 뮤지컬 배우가 되려면 정말 다재다능해야 하나 봐요.

처음 보는 뮤지컬이었지만, [시카고]나 [드림걸즈] 같은 뮤지컬 각색 영화와는 전혀 다른 맛을 보여준 즐거운 공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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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웃기긴 한데 그에 비해 뒷맛이 많이 지저분한 영화였습니다.
애인님의 말에 따르면 "좋게 봐주기엔 너무나 걸리적거리는 것이 많은 영화"였습니다.
스포일러따위는 전혀 없으니 안심하고 읽으셔도 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스토리의 축을 관통하는 것은 "동방의 빛"이라는 대형 다이아몬드입니다.
근데 다이아몬드라는게 땅속에서 그 모양 그대로 잠들어 있는 물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상식적으로 그런 모양으로 세공된 보석이 1000년전 신라시대 물건은 아닐 거라고 생각하는게 정상 아닌가요.
참고로 작중에서처럼 원뿔형으로 깎는 스타일의 커팅은 20세기 유럽에서 나온 디자인입니다. 아무리 높이 잡아도 15세기 이전에는 다이아몬드를 "위는 편평하고 아래는 뾰족한" 형태로 커팅하지 않았습니다.

문제의 "동방의 빛" 전형적인 20세기 브릴리언트 컷 형태입니다. 누가 이렇게 생긴 다이아몬드를 들고 와서 천년 전 물건이라고 구라쳐도 속지 맙시다.



그리고 두 형제가 열차를 폭파한다면서 들고 나오는 대전차 로켓포.
이건 뭐 2차대전중에 발명된 물건이니 해방직전의 시대배경에서 등장하는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야 않겠지만.
독립군은 이 보병용 대전차무기를 대체 어디서 구한걸까요. 일본군 전차와 싸울 일이 있었나...

뭐 이런 사소한 신경쓰이는 점을 제외하면 그냥 박용우의 노련한 어설픔(?)을 감상할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컨셉과 플롯이 막 꼬이는 영화긴 한데... 인터넷 기사를 뒤져보니 처음엔 그냥 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만들려다가 뒤늦게 해방직전으로 시대배경을 옮긴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군요. (하긴 그도 그럴 것이 30년대 말부터 태평양전쟁 하느라고 한창 물자 부족했던 일본이 동방의 빛 어처구 하는 보석에 신경쓸 여유도 없을거고 일본인들만 드나든다는 미네르바라는 술집도 그렇게 성업하기는 힘들었겠죠. 애초부터 30년대를 염두에 둔 배경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말이 됩니다. 아니라면 그냥 허술한 설정이구요.)

정용기 감독은 (가문의 위기/가문의 부활 시리즈 감독이랍니다) 이 컨셉 저 컨셉 다 갖다붙이다 좋은 배우들 고생시키는 일은 그만 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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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Oddity

by David Bowie

Ground control to Major Tom
Ground control to Major Tom
Take your protein pills and put your helmets on

Ten, nine, eight, seven,
six, five, four, three,
two, one, lift-off

Ground control to Major Tom
Commencing countdown, engines on
Check ignition and may God's love be with you

This is ground control to Major Tom
You really made the grade
And the papers want to know whose shirts you wear
Now it's time to leave the capsule if you dare

This is Major Tom to ground control
I'm stepping through the door
And I'm floating in the most peculiar way
And the stars look very different today

For here am I sitting in a tin can
Far above the world
Planet Earth is blue
And there's nothing I can do

Though I'm past one hundred thousand miles
I'm feeling very still
And I think my spaceship knows which way to go
Tell my wife I love her very much (She knows!)

Ground control to Major Tom
Your circuits dead, there's something wrong
Can you hear me Major Tom
Can you hear me Major Tom
Can you hear me Major Tom
Can you...

Here am I floating round my tin can
Far above the moon
Planet Earth is blue
And there's nothing I can do

데이빗 보위의 세번째 싱글이자, 처음으로 히트를 기록한 싱글.
아폴로 11호 발사 직전인 1969년에 노리고 발표한 티가 팍팍 나는 이 노래는, 아폴로 11호의 달착륙 당시 영국 BBC 달착륙 특집 프로그램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하기도 전에 상상력만으로 쓰여진 가사에 노래지만,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드라마틱하다.
데이빗 보위의 나이가 우리 아버지보다 겨우 다섯살 많은데, 우리 아버지도 달착륙을 실시간으로 보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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