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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David Bowie - Space Oddity 2008/01/18
  3. Across the Universe - Fiona Apple 2004/12/04

패닉 - 불면증

from 감상/음악 2009/12/07 13:46
 나의 고등학교 시절은 객관적인 눈으로 볼 때 꽤 행복한 편이었다. 많지는 않았지만 친한 친구들도 있었고, 성적은 전교 1-2등을 다투는 쪽은 아니었지만 반에서 3-4등은 항상 유지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다니시던 회사의 부도로 집안의 경제사정은 IMF 이전에 비해 나빠지긴 했지만 나나 동생에게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었으니 그만하면 운이 좋은 축이었다. 학교공부는 물리와 생물 정도를 제외하면 지루했지만, 공부가 하기 싫을때는 조용한데서 공부한다는 핑계로 지하철을 타고 근처 구립 도서관에 가서 좋아하는 책이나 읽다가 올 수도 있었다. 짝사랑의 상대는 나를 돌아봐주지 않았지만 그 사람이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랄 정도로 좋아하지는 않았으므로 개의치 않았다. 나는 선생님에게도, 부모님에게도 걱정을 끼치지 않는 착한 아이였다. 고3 때 담임선생님과의 진로상담은 딱 한번 있었고, 3분짜리 상담의 내용은 한줄로 요약하면 "선생님은 너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였다. 그리고 선생님의 기대에 걸맞는 대학교에 갈 수 있었다. 별다른 사건도 없이 평탄하게 끝난 고등학교 생활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아직도 가끔 고등학교에 돌아가는 악몽을 꾼다.

 조각가인 동문 선배가 설계했다는 학교 건물은 나무로 된 부분을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철근 콘크리트 덩어리였지만, 채광과 환기가 좋지 않아서 어둡고 습했다. 나와 친구는 건물을 건축을 안하고 조각을 했으니 이따위지 하며 비웃었다. 선생들은 애들이 기침을 해서 시끄럽다며 패고 편두통이 있어 짜증난다며 패고 선생에게 인사를 안 해서 버릇이 없다며 팼다. 그분에게 다음날 등교길에 인사를 하면 코끝 하나 끄덕이지 않았다. 아, 물론 성적이 나쁠 경우 더욱 많이 팼는데 그 무렵엔 그게 아주 조금 더 정당한 체벌이라고 믿었다. 나는 구면 거울에 반사되는 평행 광선은 한 초점에 모이지 않는다는 걸 물리 선생에게 설득하려 했다가 개무시당한 이후로는 수업내용에 신경쓰지 않으려 애썼다.
 남자고등학생들이란 점심시간 1분전이 되면 초원을 달리는 물소떼들이 낼 법한 두두두두 하는 땅울림 소리를 내며 식당으로 달려가는 존재들이었다. 우리는 제일 천천히 걸어가 제일 늦게 배식을 받은 다음 제일 늦게 식당에서 나왔다. 급식에는 미역국과 북어국과 콩나물국 등의 다양한 메뉴가 번갈아가며 나왔지만 불가사의하게도 맛은 항상 똑같았다. 식당 주인 겸 매점 주인 겸 이사장의 사촌동생은 1700원짜리 학교 지정 넥타이를 사고 2000원을 내면 가끔 500원짜리 세개를 돌려주는 정신빠진 사람이었지만 내가 기억하는 것만 두번이나 자가용을 갈아치웠다.
 남자애들이 제일 오랫동안 진지하게 수다 떨 수 있는 주제는 내친구의형의동생의아는사람이 들은 신뢰할만한 소문에 의하면 누구누구가 누구누구랑 잤다더라 하는 얘기가 아니면 포르노에 관한 진지한 토론이었고 나는 그런 얘기에 관심 없는 척 하기 위해, 혹은 가끔은 정말로 듣기 싫어서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들었다.

 그 지루하고 좁고 작은, 별로 고통스럽지 않은 지옥 속에서 나는 라디오헤드와 전람회와 류이치 사카모토와 이상은과 스매싱 펌킨스와 데이빗 보위와 패닉을 들었다. 어떨 때는 혼자 있고 싶어서, 어떨 때는 이 모든 것들과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이고 싶어서 들었지만, 대개는 그냥 좋아서 들었다.

 패닉은 1집의 [달팽이]와 [왼손잡이]가 제일 많이 팔렸고, 곡 자체는 3집이 더 세련되었지만, 내 개인적인 견해로 패닉의 전성기는 2집이었다.



insomnia.wma - pa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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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Oddity

by David Bowie

Ground control to Major Tom
Ground control to Major Tom
Take your protein pills and put your helmets on

Ten, nine, eight, seven,
six, five, four, three,
two, one, lift-off

Ground control to Major Tom
Commencing countdown, engines on
Check ignition and may God's love be with you

This is ground control to Major Tom
You really made the grade
And the papers want to know whose shirts you wear
Now it's time to leave the capsule if you dare

This is Major Tom to ground control
I'm stepping through the door
And I'm floating in the most peculiar way
And the stars look very different today

For here am I sitting in a tin can
Far above the world
Planet Earth is blue
And there's nothing I can do

Though I'm past one hundred thousand miles
I'm feeling very still
And I think my spaceship knows which way to go
Tell my wife I love her very much (She knows!)

Ground control to Major Tom
Your circuits dead, there's something wrong
Can you hear me Major Tom
Can you hear me Major Tom
Can you hear me Major Tom
Can you...

Here am I floating round my tin can
Far above the moon
Planet Earth is blue
And there's nothing I can do

데이빗 보위의 세번째 싱글이자, 처음으로 히트를 기록한 싱글.
아폴로 11호 발사 직전인 1969년에 노리고 발표한 티가 팍팍 나는 이 노래는, 아폴로 11호의 달착륙 당시 영국 BBC 달착륙 특집 프로그램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하기도 전에 상상력만으로 쓰여진 가사에 노래지만,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드라마틱하다.
데이빗 보위의 나이가 우리 아버지보다 겨우 다섯살 많은데, 우리 아버지도 달착륙을 실시간으로 보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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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oss the Universe'는 이미 전설적인 수퍼밴드였던 비틀즈를 신화로 만들어버린 마지막 앨범 let it be에 수록되었던 곡입니다. 저는 그다지 비틀즈의 팬이 아니라서 이 앨범을 접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만, 그럼에도 이 앨범을 들으면 절정에 달한 예술가들이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지를 엿보는듯한 기분이 들지요. 그 중에서도 특히 이 곡은 귀가 아니라 뇌 속에 직접 꽂혀들어오는 듯한, 그런 곡입니다.

비틀즈 이후 세대들에게 이 곡이 다시 유명해진 것은 사실 비틀즈를 통해서가 아니라 Fiona Apple이라는 낯선 가수를 통해서였습니다. 지금 나오는 이 곡이 그녀가 부른 버전입니다. 비틀즈의 골수 팬들은 이 리메이크 버전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만, 저는 이 버전을 먼저 만나서 그런지 비틀즈의 원곡이나 Suede의 편곡 버전이 오히려 조금 어색합니다. 배경음악을 비틀즈로 전부 채워버렸던 영화 'I am Sam'에 잠깐 지나갔던 걸 계기로 국내에 유명해졌고, 그보다 좀 전인 98년, 그러니까 스파이더맨의 토비 맥과이어가 수퍼스타가 되기 전에 찍은 'Pleasantville'이라는 영화에서도 나왔다더군요. 피오나 애플이 데뷔한게 그보다 조금 전이고, 그녀의 정규 앨범에는 이 노래가 실린 적이 없으니 잘은 몰라도 아마 이 영화가 촉망받는 스무살짜리 신인에 지나지 않았던 그녀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계기가 아닌가 합니다.

TV에서 우연히 이 곡의 뮤직비디오를 처음 만났을 때를 기억합니다. 5년쯤 되었을까요. 별 뜻 없이 켜놓은 TV나 라디오에서 가끔 사람을 홀리는 것 같은 노래가 들리면 그 노래가 끝날 때까지 손 놓고 멍하니 서 있어야 하는, 그런 때가 있지요. 두 번 밖에 못 봤지만 지금도 기억하는 그 뮤직비디오의 영상은 노래의 멜로디만큼이나 단순하고 느릿느릿했습니다만, 그래서 더욱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하는 힘이 있었습니다. 'Magnolia'의 감독이고, 그녀의 애인이기도 한 폴 토머스 앤더슨이 감독했다고 해요. 한때는 이 비디오를 어떻게 구해볼까 하고 여기저기 알아보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구하기도 힘들겠군요.

홈페이지에 노래 한 곡 걸어놓고 내킬때마다 들을 겸, 땜빵용 포스팅도 하나 올릴 겸 해서 쓴 글이 괜히 길어졌군요. 아무래도 글을 대충 쓸 수 있는 성격이 못 되는 모양입니다.

가사를 읽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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