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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포스터. 출처는 스포츠 조선.

애인님과 함께 뮤지컬 [라디오 스타]를 감상했습니다. 티스토리 이벤트에 애인님이 당첨된 덕분에 공짜로 보고 왔어요! 사실은 지난주 화요일에 보고 왔는데 요즘은 어쩐지 글이 잘 안 써져서 ^^; 이제야 올리게 되네요.

뮤지컬 [라디오 스타]는 2006년 개봉했던 박중훈, 안성기 주연의 동명의 영화를 뮤지컬로 각색한 작품입니다.

저는 영화 [라디오 스타]는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뮤지컬의 단순하지만 힘있는 줄거리와, 안성기와 박중훈 콤비가 주연을 맡았다는 점만으로도 원작 역시 좋은 영화였을 것은 짐작이 가네요. 영화 DVD도 한번 보고 싶어요.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뮤지컬의 줄거리는 대충 이렇습니다.

줄거리를 펼칩니다

진부해질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재미있었어요. 난생 처음 본 뮤지컬이었는데, 영화에서는 맛보기 힘든 재미를 마음껏 느껴볼 수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뮤지컬이라는 것이 다 이렇게 재밌다면 공연마다 꼭 챙겨가면서 봐주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치만 티켓값이... ㅠㅠ)

발레를 보면서도 생각한 거지만 뮤지컬과 같은 공연예술에는 영화와는 전혀 다른 재미가 있어요. 카메라의 초점 한 곳에 관객들의 시선을 고정시키고 그 곳에서 모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영화와는 달리, 무대를 바라보는 관객의 시선은 훨씬 자유롭습니다. 뮤지컬은 그 시선의 자유를 최대한 활용하구요.

주연 배우가 멋진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도, 무대의 뒤쪽에 있는 조역들은 계속해서 춤과 코러스와 연기로 자신의 캐릭터를 표현합니다. 중요한 클라이막스를 대화와 심리묘사보다는 노래와 노래가사, 그리고 배후의 조역들의 연기로 대체하는데, 덕분에 전혀 지루하거나 질릴 틈이 없어요. 무대 전면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박민수를 보다가도, 뒷편에서 데이트를 하고 있는 꽃집 청년과 은행원 아가씨를 훔쳐보게 됩니다. 한편 박민수가 부르는 노래가 클라이막스에 다가가면 다시 그 노래에 빨려들어가듯 시선을 돌리게 돼요. 시선을 자유롭게 분산시키면서도 원할 때는 다시 잡아끌 수 있는 연출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노래의 힘입니다.

노래라는 것은 사실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에 이상적인 도구는 아닙니다. 노래 가사에는 많은 말을 담기 힘들어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노래에 담긴 감정은 단순한 말보다 훨씬 호소력이 강합니다. 평소에 흥얼흥얼하던 사랑노래나 이별노래를 그냥 평범한 말로 해보세요. 사랑노래나 이별노래에 담겨 있던 강렬한 감정이 사라지고 나면 정말 어색하고 부담스러운 말이 됩니다. 그러나 노래로 들을 때는 전혀 어색하지 않지요. 뮤지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에서라면 조심스럽고 간접적인 방법으로 표현했을 인물의 심리를 직설적인 가사로 내질러버리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아요. 오히려 그 감정이 더 강하게 다가옵니다.

화려한 합창과 군무를 선보이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배우 한 명의 열정적인 독창이 있는 것처럼 다양한 구성도 재미있었어요. 박민수 역을 맡은 정성화씨의 노래 실력이 돋보였는데, (가수라는 설정의 최곤보다 더 노래가 멋지게 들렸다면 좀 이상한가요...) 독창일 때는 테너를, 다른 사람과 함께 부를 때는 바리톤을 오가는 솜씨가 멋지더군요. 연기도 훌륭했구요. 놀랍게도 SBS 개그맨 출신이시라고 해요.

최곤 역을 맡은 고재근 씨는 그에 비하면 좀 존재감이 떨어지는 편이었습니다. 원작에서는 박중훈씨가 맡은 역할이었지요. 스크린을 장악하는 박중훈씨의 능력을 생각해볼 때 원작에는 분명 그보다 더 풍부한 캐릭터가 있었을 텐데 좀 아쉽더군요. 그리고 극의 감초 역할을 해 주었던 밴드 "이스트 리버"는 훌륭했습니다. 연기도 연기지만, 마지막 커튼 콜이나 극중에서 연주한 락 연주 솜씨도 대단했습니다. 뮤지컬 배우가 되려면 정말 다재다능해야 하나 봐요.

처음 보는 뮤지컬이었지만, [시카고]나 [드림걸즈] 같은 뮤지컬 각색 영화와는 전혀 다른 맛을 보여준 즐거운 공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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