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의 감정을 어르고 달래다 못해 지쳐 떨어지는 순간
견고하게 쌓아올린 자기라는 이름의 성곽이 일순 무너지고 자아와 비자아의 모호한 경계가 드러나는 순간
혼잡한 거리 한가운데서 자기 자신의 얼굴을 만난 것 같은 착각이 일어나는 순간
그런 순간에 당신은 뭘 하십니까
저는 걷습니다
다음 모퉁이를 돌면 내 안에서 뭔가 바뀌어 있길 기대하면서
저 문을 빠져나가 햇볕 속으로 들어서면 이 모든 것이 한 장 사진으로만 기억 속에 남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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