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ross the Universe'는 이미 전설적인 수퍼밴드였던 비틀즈를 신화로 만들어버린 마지막 앨범 let it be에 수록되었던 곡입니다. 저는 그다지 비틀즈의 팬이 아니라서 이 앨범을 접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만, 그럼에도 이 앨범을 들으면 절정에 달한 예술가들이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지를 엿보는듯한 기분이 들지요. 그 중에서도 특히 이 곡은 귀가 아니라 뇌 속에 직접 꽂혀들어오는 듯한, 그런 곡입니다.

비틀즈 이후 세대들에게 이 곡이 다시 유명해진 것은 사실 비틀즈를 통해서가 아니라 Fiona Apple이라는 낯선 가수를 통해서였습니다. 지금 나오는 이 곡이 그녀가 부른 버전입니다. 비틀즈의 골수 팬들은 이 리메이크 버전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만, 저는 이 버전을 먼저 만나서 그런지 비틀즈의 원곡이나 Suede의 편곡 버전이 오히려 조금 어색합니다. 배경음악을 비틀즈로 전부 채워버렸던 영화 'I am Sam'에 잠깐 지나갔던 걸 계기로 국내에 유명해졌고, 그보다 좀 전인 98년, 그러니까 스파이더맨의 토비 맥과이어가 수퍼스타가 되기 전에 찍은 'Pleasantville'이라는 영화에서도 나왔다더군요. 피오나 애플이 데뷔한게 그보다 조금 전이고, 그녀의 정규 앨범에는 이 노래가 실린 적이 없으니 잘은 몰라도 아마 이 영화가 촉망받는 스무살짜리 신인에 지나지 않았던 그녀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계기가 아닌가 합니다.

TV에서 우연히 이 곡의 뮤직비디오를 처음 만났을 때를 기억합니다. 5년쯤 되었을까요. 별 뜻 없이 켜놓은 TV나 라디오에서 가끔 사람을 홀리는 것 같은 노래가 들리면 그 노래가 끝날 때까지 손 놓고 멍하니 서 있어야 하는, 그런 때가 있지요. 두 번 밖에 못 봤지만 지금도 기억하는 그 뮤직비디오의 영상은 노래의 멜로디만큼이나 단순하고 느릿느릿했습니다만, 그래서 더욱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하는 힘이 있었습니다. 'Magnolia'의 감독이고, 그녀의 애인이기도 한 폴 토머스 앤더슨이 감독했다고 해요. 한때는 이 비디오를 어떻게 구해볼까 하고 여기저기 알아보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구하기도 힘들겠군요.

홈페이지에 노래 한 곡 걸어놓고 내킬때마다 들을 겸, 땜빵용 포스팅도 하나 올릴 겸 해서 쓴 글이 괜히 길어졌군요. 아무래도 글을 대충 쓸 수 있는 성격이 못 되는 모양입니다.

가사를 읽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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