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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District 9 리뷰 2009/11/01
  3. 뮤지컬 [라디오 스타] (4) 2008/02/26
* 공짜 예매권이 남는데! 볼 영화가 너무 없어서! 별다른 기대 없이 <2012>를 보고 왔습니다. 여기저기 불쾌한 포인트가 많았고, 너무 쉽게 사람을 죽이는 영화라는 점이 좀 불편했지만, 그럭저럭 재미있게 보고 나와서 애인님과 신나게 씹는(?) 재미가 있었으므로 만족.

*  언제나 실망을 주지 않는 존 쿠삭(큐색이라고 읽어야 하나?)이 두 주인공 가운데 한 명으로 나옵니다. 주인공이 SF 작가라는 건 의외로 참신하군요. 자연재해 블록버스터의 주인공이니만큼 대단히 어려운 연기보다는 대단히 어려운 운전기술을 보여주는데 더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주어진 역할 내에서 최선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  영화에서 제일 스펙타클한 장면은 지진이 마구 일어나는 영화 중반에 다 나옵니다. 초반은 좀 서론이 쓸데없이 긴 감이 있고 후반은 좀 창의성이 떨어지더군요. 그 와중에 펼쳐지는 주인공 잭슨의 말도 안되는 운전기술이나, (안팔리는 SF 작가라서 부업으로 리무진 운전기사를 하고 있다는 설정) 주인공의 전처의 새 남편 고든의 말도 안되는 비행기술은 현실감이 떨어지지만, 뭐 스펙타클을 보여주려면 어쩔 수 없었겠지요.
 특히 마구 갈라지는 땅의 틈새를 날아가는 경비행기와, 그 위로(!) 날아가는 지하철의 오버랩 같은 묘사는 실로 참신합니다. 땅속을 달리는 지하철이 비행기 위로 날아가는 장면 같은 것은 이런 헐리우드 영화에서가 아니면 볼 수 없었겠지요. 아무것도 없는 땅에서 갑자기 거대 화산이 솟아오르는 것 같은 장면도 멋졌구요.
 그러나 몇 개의 창의적인 시퀀스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지루한 편입니다. 관광명소들이 무너지는 거나, 거대한 해일 같은 건 <딥 임팩트>에서 다 본 거고... 대도시가 물에 잠기는 장면은 감독 본인의 전작인 <투모로우>에서 다 본 거고...

* 영화는 대단히 종교적입니다. 물론 세계멸망을 그리는 영화에서 종교적인 언급이 나오지 않는 게 이상하다고 말씀하실 분도 있겠지만, 그래도 기독교에 대한 노골적인 언급은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더군요. 일단 아주 대놓고 나오는 (스포일러)노아의 방주 라던지, 세계 멸망 직전에 미국 대통령이 한다는 소리가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라던지, 시스티나 대성당(바티칸 교황청의 주 회당)에 모여서 기도하다가 죽는 이탈리아 총리라던지, 시스티나 대성당의 그 유명한 천정화 <천지창조>에서 아담의 손가락과 신의 손가락 사이가 지진으로 쩍 갈라진다던지... 뭐 그런것들. 아. 리우 데 자네이루의 구세주 예수상도 박살나더군요. 음...

바로 이 그림


* 감독의 전작을 찾아보니... 음... 감독의 필모그래피가 재미납니다. 졸업작품이자 감독 데뷔작은 <노아의 방주 원리>라는 SF군요. 별로 관심없는 감독이라 몰랐는데 <스타게이트>를 감독했고, 망했지만 미국판 <고질라>도 감독했고, <인디펜던스 데이>랑 <투모로우> 감독한 건 알고 있었고... 이 감독의 자연재해 SF에 대한 사랑은 거의 집착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_-

* 미국 대통령이 흑인인 점이라던지, 영국 여왕을 암시하는 인물이 스쳐지나간다던지, (사실 전에 애인님과 함께 영화 <The Queen>을 봤기 때문에 알아볼 수 있는 암시였습니다.) 터미네이터 주지사님을 암시하는 인물이 방송에 나온다던지... 등등 현실정치에 대한 상당히 직접적인 묘사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현실정치에 대해 직설적인 풍자를 시도하지는 않습니다.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너무 위험한 시도라고 생각한 걸까요?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 겸 불평.


* 총평하자면, 볼 것은 많지만 2시간 30분의 분량에 비하면 그렇게 많지도 않았고, 제작진의 너무나 헐리우드적인 사람차별이 짜증스러운 영화였습니다.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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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trict 9 리뷰

from 감상/영상물 2009/11/01 15:13

1982년 어느날, 머나먼 외계에서 거대 우주선이 날아왔습니다. 아... 이런, 흔하디 흔한 SF의 도입부로군요. 뉴욕이 아니라 남아프리카 공화국 최대의 도시 요하네스버그 상공에 나타났다는 것만 빼면 그대로 [인디펜던스 데이] 도입부라고 해도 믿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우주선이 두 달 가까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떠 있습니다. 지구인들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도 아니고, 침략전쟁을 걸어오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 일도 없으니 일상으로 돌아가면 되겠구나 하고 신경 끄기엔 인간은 너무나 호기심이 많은 생물이죠. 처음에는 긴장하여 상황을 지켜보던 남아공 정부는 결국 대형 토치로 -_- 우주선에 구멍을 뚫고 내부에 진입합니다. 내부에 진입한 남아공 군대가 발견한 것은, 식량 부족으로 기아 상태에 허덕이고 있는 우주 난민이었습니다.

지도부가 전염병으로 멸망하여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잃어버린 외계인들은 지구인들과 친교를 맺는다거나, 지구를 정복한다거나 등의 계획 따위는 없어 보입니다. 이들 각자의 힘은 사람을 휙 집어던질 수 있을 정도로 세지만, 고유의 언어를 갖고 있다는 것 외에 딱히 대단한 지능을 가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저 각자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뒤져 고무 타이어, 고양이 사료 (이들은 고양이 사료를 미친듯이 좋아합니다. 무슨 마약을 찾는 것 같아요.) 등의 먹을것을 찾아다니고, 사람들을 폭행하는 등의 소동을 일으킬 뿐입니다.
덕분에 외계인들은 요만큼도 신비스럽다거나,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거나 하지 않고 그냥 혐오스러운 홈리스 집단으로 묘사됩니다. 생긴것도 무슨 촉수 달린 거대 메뚜기마냥 끔찍스럽게 생겼죠. 결국 요하네스버그 시민들은 이들을 프론(새우를 가리키는 영어인데, 남아공에서는 이렇게 생긴 벌레를 프론이라고 하기도 한다는군요.)이라고 부르며 추방 운동을 벌이기에 이릅니다. 이들이 격리수용된 장소의 이름이 제 9 구역, 즉 district 9 입니다.

27년이 흐르고, 요하네스버그 시내 한가운데의 district 9은 치안능력을 상실하고 슬럼화된 상태입니다. 시민들의 불만의여론이 높아지자 남아공 정부는 이들을 새로운 수용 구역인 district 10으로 옮기려 하는데, 여기에 남아공 정부의 대리자격으로 MNU라는 다국적 군수기업이 투입됩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비커스 판 데 메르버라는 이름의 좀 어리버리해 보이는 MNU 직원으로, 어영부영하다가 이 계획의 책임자 자리에 앉게 됩니다. MNU의 높은 자리에 비커스의 장인이 앉아 있는 것도 아마 한 몫 했겠지요. 이제 비커스는 MNU의 군사력을 등에 업고 주민들의 이주 동의서에 "서명"을 받기 위해 치안부재상태가 된 디스트릭트 9에 진입했다가, 의문의 사고를 당합니다.

영화의 도입부는 이 과정을 인터뷰와 뉴스 영상을 편집한 가짜 사회고발 다큐멘터리 스타일로 짧게 압축하여 보여줍니다. 근래 본SF영화 가운데 제일 신선한 도입부가 아니었나 싶네요. 사실 항성간 항해가 가능할 정도의 기술력을 가진 외계 우주선의 수뇌부가 고작 전염병으로 전멸해도 되는건가? 하고 묻고 싶기도 하지만, 설정은 어디까지나 설정이니까요.

이 영화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에 대한 풍자를 담고 있다고 해요. 남아공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국내 사회문제를 풍자하는 SF 영화라는 점에서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괴물]을 보는 우리의 시각과 외국 관객들의 시각이 다른 것처럼, 우리도 결고 남아공 관객들이 보는 것처럼 이 영화를 바라볼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남아공의 정치상황에 대해 거의 모르고 관람해도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읽고 영화가 보고 싶어지셨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극장에 가시면 되겠습니다.


디스트릭트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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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pn.chosun.com/site/data/html_dir/2007/11/29/2007112900248.html

뮤지컬 포스터. 출처는 스포츠 조선.

애인님과 함께 뮤지컬 [라디오 스타]를 감상했습니다. 티스토리 이벤트에 애인님이 당첨된 덕분에 공짜로 보고 왔어요! 사실은 지난주 화요일에 보고 왔는데 요즘은 어쩐지 글이 잘 안 써져서 ^^; 이제야 올리게 되네요.

뮤지컬 [라디오 스타]는 2006년 개봉했던 박중훈, 안성기 주연의 동명의 영화를 뮤지컬로 각색한 작품입니다.

저는 영화 [라디오 스타]는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뮤지컬의 단순하지만 힘있는 줄거리와, 안성기와 박중훈 콤비가 주연을 맡았다는 점만으로도 원작 역시 좋은 영화였을 것은 짐작이 가네요. 영화 DVD도 한번 보고 싶어요.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뮤지컬의 줄거리는 대충 이렇습니다.

줄거리를 펼칩니다

진부해질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재미있었어요. 난생 처음 본 뮤지컬이었는데, 영화에서는 맛보기 힘든 재미를 마음껏 느껴볼 수 있는 공연이었습니다. 뮤지컬이라는 것이 다 이렇게 재밌다면 공연마다 꼭 챙겨가면서 봐주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치만 티켓값이... ㅠㅠ)

발레를 보면서도 생각한 거지만 뮤지컬과 같은 공연예술에는 영화와는 전혀 다른 재미가 있어요. 카메라의 초점 한 곳에 관객들의 시선을 고정시키고 그 곳에서 모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영화와는 달리, 무대를 바라보는 관객의 시선은 훨씬 자유롭습니다. 뮤지컬은 그 시선의 자유를 최대한 활용하구요.

주연 배우가 멋진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도, 무대의 뒤쪽에 있는 조역들은 계속해서 춤과 코러스와 연기로 자신의 캐릭터를 표현합니다. 중요한 클라이막스를 대화와 심리묘사보다는 노래와 노래가사, 그리고 배후의 조역들의 연기로 대체하는데, 덕분에 전혀 지루하거나 질릴 틈이 없어요. 무대 전면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박민수를 보다가도, 뒷편에서 데이트를 하고 있는 꽃집 청년과 은행원 아가씨를 훔쳐보게 됩니다. 한편 박민수가 부르는 노래가 클라이막스에 다가가면 다시 그 노래에 빨려들어가듯 시선을 돌리게 돼요. 시선을 자유롭게 분산시키면서도 원할 때는 다시 잡아끌 수 있는 연출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노래의 힘입니다.

노래라는 것은 사실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에 이상적인 도구는 아닙니다. 노래 가사에는 많은 말을 담기 힘들어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노래에 담긴 감정은 단순한 말보다 훨씬 호소력이 강합니다. 평소에 흥얼흥얼하던 사랑노래나 이별노래를 그냥 평범한 말로 해보세요. 사랑노래나 이별노래에 담겨 있던 강렬한 감정이 사라지고 나면 정말 어색하고 부담스러운 말이 됩니다. 그러나 노래로 들을 때는 전혀 어색하지 않지요. 뮤지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에서라면 조심스럽고 간접적인 방법으로 표현했을 인물의 심리를 직설적인 가사로 내질러버리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아요. 오히려 그 감정이 더 강하게 다가옵니다.

화려한 합창과 군무를 선보이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배우 한 명의 열정적인 독창이 있는 것처럼 다양한 구성도 재미있었어요. 박민수 역을 맡은 정성화씨의 노래 실력이 돋보였는데, (가수라는 설정의 최곤보다 더 노래가 멋지게 들렸다면 좀 이상한가요...) 독창일 때는 테너를, 다른 사람과 함께 부를 때는 바리톤을 오가는 솜씨가 멋지더군요. 연기도 훌륭했구요. 놀랍게도 SBS 개그맨 출신이시라고 해요.

최곤 역을 맡은 고재근 씨는 그에 비하면 좀 존재감이 떨어지는 편이었습니다. 원작에서는 박중훈씨가 맡은 역할이었지요. 스크린을 장악하는 박중훈씨의 능력을 생각해볼 때 원작에는 분명 그보다 더 풍부한 캐릭터가 있었을 텐데 좀 아쉽더군요. 그리고 극의 감초 역할을 해 주었던 밴드 "이스트 리버"는 훌륭했습니다. 연기도 연기지만, 마지막 커튼 콜이나 극중에서 연주한 락 연주 솜씨도 대단했습니다. 뮤지컬 배우가 되려면 정말 다재다능해야 하나 봐요.

처음 보는 뮤지컬이었지만, [시카고]나 [드림걸즈] 같은 뮤지컬 각색 영화와는 전혀 다른 맛을 보여준 즐거운 공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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